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다 연구개발비가 불인정되거나 과제 중단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참여제한 처분이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산에 따른 ‘회수’, 위반 연구개발비의 ‘환수’, ‘참여제한·제재부가금’은 서로 성격과 절차가 다릅니다. 이를 정확히 구분해야 적절한 시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1. 회수·환수·제재처분은 무엇이 다른가요?
1.1. 정산상 회수
1.1.1. 회수 통보가 곧 부정행위라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개발과제의 각 단계가 끝나면 연구개발비 사용내역을 정산합니다. 이 과정에서 직접비 잔액, 과다 집행된 간접비, 사용기준에 맞지 않는 금액 등이 확인되면 해당 금액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13조).
정산 결과에 이의가 있는 연구개발기관은 통보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한 차례 정산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수금을 먼저 납부할 것인지와 별개로, 불인정 사유와 산정금액이 맞는지 즉시 검토해야 합니다(2026년 7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매뉴얼).
1.2. 연구개발비 환수
1.2.1. 환수는 제재사유와 관련된 정부지원금의 반환입니다
연구개발기관이 연구개발비의 사용용도 및 사용기준을 위반한 경우, 중앙행정기관은 위반하여 사용한 정부지원연구개발비를 환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산상 회수와 구별되는 별도의 처분이며, 참여제한이나 제재부가금과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제59조).
1.3. 참여제한과 제재부가금
1.3.1. 어떤 경우에 제재처분을 받을 수 있나요?
현행법상 주요 제재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제 수행과정과 결과가 모두 극히 불량한 경우
법 또는 협약상 의무를 고의로 이행하지 않아 특별평가를 거쳐 과제가 변경되거나 중단된 경우
연구자료의 위조·변조·표절, 연구개발비 사용용도·기준 위반, 성과 소유 위반, 보안 위반, 거짓 신청·수행 등의 부정행위
정당한 사유 없이 과제 수행을 포기한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정부납부기술료를 납부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정산상 연구개발비 회수금을 납부하지 않은 경우
연구개발기관, 연구책임자, 연구자, 연구지원인력 및 기관 임직원이 제재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참여제한은 최대 10년, 제재부가금은 이미 지급된 정부 연구개발비의 5배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고 두 처분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1조부터 제34조).
다만 연구 결과가 좋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수행과정까지 불성실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도 구법 사건에서 연구계획, 실제 진행 상황, 협약 준수 여부와 단계별 연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4두47969 판결).
2. 제재처분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요?
2.1. 법 또는 협약상 의무를 고의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2.1.1. 특별평가와 제재처분평가는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통상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특별평가 사전통지 및 소명 → 특별평가 → 결과 통보 → 10일 이내 이의신청 → 과제 변경·중단 확정 → 제재사유 조사 → 제재처분평가단 → 제재처분 공통절차
특별평가를 실시하려면 행정청은 실시 시기와 사유, 소명자료 제출기한, 과제가 변경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특별평가 실시가 통보되면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해당 과제의 연구개발비를 추가로 집행할 수 없습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14조·제15조, 같은 법 시행령 제31조).
이 유형의 제재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의무 불이행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고의가 있었고, 그 결과 특별평가를 거쳐 과제가 실제로 변경되거나 중단되었는지를 각각 따져야 합니다.
2.2. 연구개발비가 불인정되거나 용도 외 사용이 문제 된 경우
2.2.1. 경미한 정산 문제와 부정행위를 구분해야 합니다
정산 → 불인정·회수금 통보 → 1개월 이내 정산 이의신청 → 회수금 확정
그다음 절차는 사안에 따라 갈립니다.
연구비가 실제로 과제 수행에 사용되었으나 증빙이 일부 부족하거나 필요한 사전승인을 실수로 받지 않은 정도라면, 가이드라인은 원칙적으로 제재처분보다 정산상 회수로 처리하도록 권고합니다.
허위 또는 과다 청구, 과제와 관계없는 장비 구입, 개인적 사용 등 실질적인 사용용도·기준 위반이라면 부정행위 조사·검증을 거쳐 참여제한, 제재부가금 및 환수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확정된 정산 회수금을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않으면, 용도 외 사용과는 별개의 사유로 납부 시까지 참여제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비 용도 외 사용에 대한 제재처분에 특별평가가 반드시 선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행 중인 과제의 변경이나 중단 여부까지 문제 되는 경우에는 특별평가가 추가될 수 있지만, 용도 외 사용 자체의 제재 근거는 법 제31조 및 제32조입니다.
2.3. 공통적인 제재처분 절차
2.3.1. 사전통지 후 20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사·검증 → 제재처분평가단 검토 → 제재처분·환수 사전통지 → 20일 이내 재검토 요청 →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 재검토 → 행정청의 최종 처분 →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집행정지
행정청은 제재처분평가단의 검토 결과를 고려하여 처분 원인이 된 사실, 예정된 처분 내용과 법적 근거 등을 미리 통지해야 합니다. 제재대상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재검토는 원칙적으로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가 담당하지만, 요청인이 희망하면 소관 중앙행정기관이 직접 재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기관과 연구책임자 등 여러 사람이 각각 처분대상자로 통지되었다면 각 대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재검토를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3조, 연구자권익보호위원회 설치·운영규정).
3. 참여제한을 감경하거나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3.1. 먼저 제재요건과 책임 주체를 다투어야 합니다
3.1.1. ‘감경’보다 ‘제재요건 불성립’이 먼저입니다
법령상 참여제한과 제재부가금은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통상 기준의 2분의 1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경과 제재 면제는 다릅니다.
전부 면제 또는 처분 취소를 구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우선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 정산 문제가 부정행위로 잘못 분류되지는 않았는지
의무 불이행에 고의가 있었는지
해당 행위와 과제 중단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기관, 대표자, 연구책임자, 실무자 중 실제 결정권자와 수익자가 누구인지
제재대상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정이 있는지
사전통지, 소명기회, 평가단 구성 및 처분사유 제시에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기관의 처분과 연구자 개인의 처분은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기관 명의의 환수처분이라도 연구자가 직접 위반행위자로 특정되어 법률상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면 연구자에게도 다툴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4두57996 판결).
3.2. 감경자료는 조사 초기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3.2.1. 사후 해명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합니다
법령과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주요 감경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개발기관이 스스로 위반행위를 검증하고 징계·환수·재발방지 조치를 한 경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한 경우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에 가까운 경우
적발 전에 자진신고하거나 위반금액을 원상회복한 경우
회사 또는 개인 자금을 다시 과제 수행에 투입한 경우
개인적 이익이 없고 가담 또는 관리 책임이 제한적인 경우
연구성과가 존재하고 과제 수행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경우
다만 위반금액을 회사 운영에 사용했거나 개인적 이익이 없었다는 사정은 감경 요소가 될 수 있을 뿐, 용도 외 사용을 적법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허위 신청, 뇌물, 반복적인 위반처럼 고의성과 비난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장기간의 제재도 허용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8두56237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두31822 판결).
3.3. 회수금 미납 사건은 납부계획이 핵심입니다
3.3.1. 일반적인 2분의 1 감경기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정부납부기술료나 정산 회수금 미납에 따른 참여제한은 원칙적으로 납부할 때까지 계속되므로, 일반적인 감경 주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재난 등 불가항력,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에 따른 납부, 심각한 신용·자본잠식 상태와 행정청이 승인한 납부기한 연장 등이 있다면 ‘정당한 사유’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부도·파산·중대한 경영악화 등이 있는 경우에는 회수금에 관하여 최대 2년 범위의 납부기한 연장이나 분할납부도 검토해야 합니다.
4. 참여제한에서는 왜 집행정지가 중요한가요?
4.1. 참여제한은 현재 수행 중인 과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1.1. 중소기업에는 본안 판결 전 손해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참여제한 처분이 확정되면 관계 행정기관은 해당 연구자나 기관을 모든 국가연구개발활동에서 지체 없이 배제해야 합니다. 과기정통부 해석례와 가이드라인은 신규 과제뿐 아니라 기존 과제의 참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과제가 자동으로 중단되는 것은 아니고, 특별평가를 통해 기관이나 연구책임자를 변경할지 또는 과제를 중단할지를 결정합니다(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34조, 과기정통부 법령해석례).
국가R&D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참여제한으로 공모 기회를 잃고, 컨소시엄에서 제외되며, 연구인력과 투자금이 이탈할 수 있습니다. 본안소송에서 몇 년 뒤 승소하더라도 이미 해체된 연구팀이나 놓친 기술개발 시기를 되돌리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4.2. 소송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처분이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4.2.1. 취소소송과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행정심판이나 취소소송을 제기해도 참여제한이나 제재부가금의 효력은 자동으로 정지되지 않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 또는 법원에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행정심판법 제30조, 행정소송법 제23조).
법원에는 단순히 “회사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기보다 다음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임박한 국가R&D 공모 마감일과 이미 신청·선정된 과제
국가R&D가 회사 매출과 연구개발비에서 차지하는 비율
컨소시엄 협약, 투자계약 또는 금융약정에 미치는 영향
월별 자금수지, 급여와 연구설비 유지비, 인력 이탈 가능성
연구책임자 교체 시 연구팀·학생·기술개발 일정에 발생할 손해
자진반환, 내부통제 개선 등 재발 가능성이 낮다는 자료
대법원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처분의 내용, 손해의 정도, 금전배상 가능성 및 본안 승소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특히 금전처분은 원칙적으로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는 손해로 보기 쉬우므로, 환수나 제재부가금 때문에 여신 회수·급여 미지급·폐업 등 존립 위기가 발생한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대법원 2004. 5. 12. 자 2003무41 결정, 대법원 2001. 10. 10. 자 2001무29 결정).
집행정지는 최종 승소가 아니라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추는 제도입니다. 정지기간이 끝나거나 본안에서 패소하면 남은 참여제한이 다시 집행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5. 반드시 구분해야 할 대응기한
5.1. 받은 문서의 제목과 송달일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구분 | 원칙적인 대응기한 |
|---|---|
특별평가 결과 이의신청 | 결과 통보일부터 10일 |
정산 결과 이의신청 | 통보일부터 1개월, 1회 |
제재처분·환수 사전통지 재검토 |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
행정심판 |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일부터 180일 |
취소소송 |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일부터 1년 |
행정심판과 취소소송의 기간에는 예외가 있으므로 실제 기산일은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행정심판법 제27조, 행정소송법 제20조).
처분 통지를 받았다면 먼저 ① 어떤 절차의 문서인지, ② 제재대상자가 기관인지 개인인지, ③ 처분사유와 위반금액이 무엇인지, ④ 언제 송달되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이후 주위적으로는 제재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예비적으로는 감경사유와 적정한 금액을 주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여제한이 예상된다면 사전통지 단계부터 집행정지 자료를 준비하여 최종 처분 직후 취소소송과 함께 신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주요 참고자료
제재처분 가이드라인은 부처 간 처분의 형평성을 위한 중요한 실무자료이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기준입니다. 따라서 실제 사건에서는 법률·시행령과 처분 당시의 사실관계가 우선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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