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사업을 수행하다 보면 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인데도 정산 과정에서 ‘용도 외 사용’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지출액 반환에 그치지 않고 제재부가금, 보조사업 수행 배제, 형사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환수 통보’가 행정처분인 것은 아닙니다. 누가, 어떤 법률에 근거하여, 어떤 효력의 문서를 보냈는지에 따라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고,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1. 보조금 사업이란 무엇인가요?
1.1. 보조금은 사용 목적이 정해진 공적 자금입니다
보조금은 국가가 국가 외의 자가 수행하는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상당한 반대급부 없이 교부하는 금전입니다. 물품이나 용역을 구매하고 지급하는 대금과 달리, 일정한 공익적 목적과 조건을 달성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돈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은 당사자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국가로부터 직접 보조금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보조사업자’입니다.
국고보조금을 재원으로 다시 교부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간접보조사업자’입니다.
보조사업자나 간접보조사업자로부터 최종적으로 돈을 지급받은 사람은 ‘보조금수령자’입니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보조사업자에게는 교부결정 취소와 반환명령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는 반면, 최종 수령자에게는 보조금수령자에 대한 환수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1.2. 국고보조금과 지방보조금은 적용 법률이 다릅니다
국가 재원의 보조금에는 원칙적으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지방자치단체 자체 재원의 보조금에는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국비와 지방비가 함께 투입된 사업이라면 재원별로 다른 법률이 적용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간접보조사업자의 지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 공고문, 교부결정서, 협약서에서 다음 사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보조금의 재원
교부한 기관과 실제 사업 수행기관
적용 법률과 사업지침
자신이 보조사업자, 간접보조사업자 또는 최종 수령자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국가연구개발사업비나 개별 특별법상 지원금이라면 「국가연구개발혁신법」 등 별도의 법률이 우선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2. ‘용도 외 사용’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2.1. 법령과 교부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보조금법 제22조는 보조사업자와 간접보조사업자에게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합니다. 또한 사업 내용이나 경비 배분을 변경하려면 원칙적으로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경미한 변경으로서 별도로 허용된 경우는 예외입니다. 보조금법 제22조 및 제23조
용도 외 사용 여부는 단순히 “사업과 관련하여 지출했는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음 자료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관련 법령과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
사업 공고문과 교부결정서
교부조건 및 승인된 사업계획서
예산 항목과 세부 집행기준
변경승인 또는 사전협의 내용
실제 지출 목적과 사용 결과
예를 들어 사적 사용, 다른 사업의 비용 충당, 보조 대상이 아닌 물품 구입은 전형적인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승인받지 않고 인건비를 장비비로 전용하거나 사업기간 밖에 지출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한 증빙 미비나 회계처리 오류, 사전승인을 받지 않은 예산항목 변경이 언제나 곧바로 ‘용도 외 사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지출이 승인된 사업 목적에 실제로 사용되었는지, 변경승인이 필요한 사항이었는지, 단순 정산상 불인정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3. 용도 외 사용으로 받을 수 있는 처분은 무엇인가요?
3.1. 교부결정 취소와 보조금 반환
중앙관서의 장은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 교부결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교부결정이 취소되면 취소된 부분에 해당하는 보조금과 이자의 반환을 명해야 합니다. 보조금법 제30조, 제31조
반면 사업 종료 후 정산 결과 확정된 보조금보다 이미 지급된 금액이 많아 초과액을 돌려주는 것은 ‘정산상 반환’입니다. 이는 위반행위를 이유로 한 교부결정 취소·반환과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정산 불인정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부정수급 제재 대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최종 보조금수령자가 지급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는 보조금법 제33조에 따라 지급받은 보조금 전부 또는 일부가 환수될 수 있습니다.
3.2. 제재부가금
용도 외 사용으로 교부결정 취소 및 반환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반환금 외에 제재부가금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법률상 상한은 반환 대상 보조금의 5배이지만, 현행 시행령상 용도 외 사용의 기본 부과율은 반환액의 300%입니다. 보조금법 제33조의2, 시행령 별표 8
다만 용도 외 사용이 경미한 부주의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제재부가금을 2분의 1 범위에서 감액할 수 있습니다. 동일 행위로 벌금, 몰수·추징, 과징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우에도 제재부가금의 면제·삭감·변경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진반환이나 사후 시정만으로 제재부가금이 당연히 감면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경미한 부주의’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정과 내부통제, 사전문의, 즉시 시정 등의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3.3. 보조사업 수행 배제와 지급 제한
일반적인 보조금법에 따르면 용도 외 사용으로 교부결정 취소를 2회 이상 받은 보조사업자는 원칙적으로 3년간 소관 보조사업 수행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보조금 교부가 제한됩니다. 최종 수령자도 용도 외 사용을 이유로 반환명령을 2회 이상 받으면 원칙적으로 3년간 지급이 제한됩니다. 보조금법 제31조의2
따라서 일반 보조금법상 첫 번째 용도 외 사용만으로 곧바로 3년의 수행 배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첫 위반도 누적 횟수에 포함되고, 개별 특별법이나 교부조건에 별도의 제한 규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최종 수령자에 대해서는 첫 위반부터 일정 기간 지급을 중단하는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경미한 부주의라면 수행 배제 또는 지급 제한 기간을 2분의 1 범위에서 단축할 수 있습니다. 누적 횟수, 과거 처분의 확정 여부, 위반의 동일성 및 감경사유를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3.4. 강제징수, 명단공표와 형사책임
반환금이나 제재부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중앙관서의 장 또는 법률상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체납처분에 준하여 강제징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간 보조사업자에게 이러한 강제징수권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조금법 제33조의3
반복되거나 중대한 위반은 일정한 요건 아래 명단공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거짓 신청 등으로 보조금을 받은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절차에서 제출하는 의견서가 향후 형사절차의 주장과 모순되지 않도록 실제 지출자, 승인자, 사용 목적과 자금 흐름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정리해야 합니다.
4. 일반적으로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4.1. 처분 절차
보조금법에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제재처분평가단과 같은 전국 공통의 평가위원회 절차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 순서로 진행됩니다.
점검·감사·정산 → 위반사실 확인 → 처분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 교부결정 취소·반환명령 → 제재부가금 및 수행 배제 등 별도 처분 → 이의신청·행정심판·행정소송
교부결정 취소, 반환명령, 제재부가금, 수행 배제는 서로 법적 근거와 요건이 다른 별개의 처분입니다. 하나의 공문에 함께 기재되어 있더라도 처분별로 위법사유와 불복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5. 취소소송과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중 무엇을 제기해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문서 제목이 아니라 ① 통보한 주체, ② 법률상 권한, ③ 일방적으로 의무를 확정하는 효력, ④ 강제징수 가능성입니다.
구분 | 법적 성격 | 검토할 소송 |
|---|---|---|
중앙관서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법률상 권한을 위탁받은 기관이 법률에 따라 교부취소·반환·제재를 명한 경우 | 행정처분 | 처분 취소소송 및 필요시 집행정지 |
공공기관이 법률상 일방적 환수권한 없이 공법상 협약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한 경우 | 공법상 계약관계의 의사표시 | 공법상 당사자소송으로 채무부존재확인 |
민간 보조사업자가 최종 수령자에게 계약·협약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한 경우 | 사법상 계약관계의 청구 | 민사 채무부존재확인소송 |
감사결과, 정산 불인정 또는 처분 예정 통지에 불과한 경우 | 원칙적으로 중간절차·사실행위 | 최종 처분을 확인하되, 독립된 법적 효과가 있는지 별도 검토 |
5.1. 행정처분이라면 취소소송을 제기합니다
중앙관서의 장이 보조금법에 근거하여 내린 교부결정 취소나 반환명령은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입니다. 공단이나 전문기관도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해당 처분 권한을 위탁받았다면 처분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행정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1두41495 판결
처분성이 인정되면 처분을 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취소소송의 일반적인 제소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일부터 1년입니다. 행정소송법 제20조
5.2. 공법상 협약이라면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검토합니다
행정기관이나 전문기관이 보낸 반환통보라도 구체적인 법률상 환수권한 없이 협약의 해지·정산 조항에 따라 반환을 요구한 것이라면 행정처분이 아닐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반환요구를 공법상 계약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보아 취소소송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두41449 판결
이 경우에는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공법상 협약에 따른 정산의무의 존부·범위에 관한 분쟁은 원칙적으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의 대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이때 피고는 통보서를 발송한 전문기관이 아니라 지원금의 실질적인 채권자인 대한민국이나 해당 공법인일 수 있습니다. 협약 당사자와 채권 귀속주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56435 판결
5.3. 민간 보조사업자의 요구라면 민사소송일 수 있습니다
민간 법인인 보조사업자가 최종 수령자에게 협약 위반을 이유로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민간 법인에 강제징수권이나 공권력 행사 권한이 없다면 반환요구는 계약상 청구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민간 운영기관의 지원금 반환요구를 공권력 행사가 아닌 계약상 의사표시로 보고, 그 분쟁을 민사소송의 대상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다242451 판결
이 경우에는 민사법원에 계약 상대방을 피고로 하여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채무부존재확인’은 청구의 내용일 뿐입니다. 해당 채무가 공법상 협약에서 발생했다면 행정법원의 당사자소송으로, 사법상 계약에서 발생했다면 민사소송으로 제기해야 합니다.
6. 집행정지는 언제 필요한가요?
취소소송을 제기해도 처분의 효력이 자동으로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강제징수, 수행 배제 또는 보조금 지급 제한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합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단순히 “금액이 크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다음 자료를 통해 기업의 운영이나 존립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현금흐름표와 계좌잔액
대출한도 및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
급여·임대료·거래처 대금 지급 일정
강제징수 시 신용등급 하락이나 기한이익 상실 가능성
후속 보조사업 배제로 인한 계약 해지·사업 중단 가능성
근로자 고용과 주요 거래관계에 미치는 영향
공법상 당사자소송이나 민사소송에는 행정소송법상 집행정지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긴급한 경우에는 각각 공법상 또는 민사상 가처분을 검토해야 합니다.
7. 통보를 받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7.1. 먼저 문서와 기한을 확보해야 합니다
보조금법 제37조에 따른 중앙관서의 장의 처분은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처분청은 원칙적으로 14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해야 하고, 한 차례 10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보조금법 제37조
현행 행정기본법 제36조는 이의신청 결과 통지일부터 90일 이내에 원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간기관의 계약상 반환요구나 사업 자체의 내부 이의절차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 자료를 즉시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부결정서, 사업 공고문, 협약서와 변경협약
정산결과, 처분 사전통지서와 최종 처분서
전자문서 또는 등기우편을 받은 날짜
사업계획서상 예산과 실제 지출내역
계좌거래내역, 계약서, 세금계산서와 결과물
사전문의, 변경승인, 담당기관의 안내·승낙 자료
7.2. 대응 주장을 구체적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의견서나 소송에서는 단순히 “사업을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하기보다 다음 쟁점을 구분하여 주장해야 합니다.
문제된 지출이 승인된 사업 목적 안에 포함되는지
용도 외 사용이 아니라 단순한 예산항목 변경이나 증빙 문제인지
사전승인·담당기관 안내 또는 신뢰할 만한 관행이 있었는지
취소·환수 대상 금액과 이자 계산이 정확한지
전부 취소가 아니라 일부 취소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경미한 부주의로 제재부가금과 수행 배제를 감경할 수 있는지
과거 처분이 누적 횟수에 적법하게 포함되는지
실제 처분권한과 법률상 위임이 존재하는지
직원이나 외부업체가 문제된 지출을 했다는 사정만으로 보조사업자의 책임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법인의 행정책임과 개인의 형사책임은 각각의 지위, 관여 정도와 고의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8. 마치며
보조금 용도 외 사용 사건에서는 지출의 적정성만큼이나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국고보조금인지 지방보조금인지와 당사자의 법적 지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단순 정산 불인정과 법률상 교부결정 취소·환수처분을 구분해야 합니다.
셋째, 통보한 기관의 권한과 문서의 법적 효력에 따라 취소소송, 공법상 당사자소송 또는 민사소송 중 올바른 절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처분성과 소송유형을 잘못 판단하면 본안에 관한 판단을 받지 못한 채 소송이 각하되거나 제소기간을 놓칠 수 있습니다. 통보를 받은 즉시 송달일을 기록하고, 교부결정서와 협약서, 처분의 근거 법령 및 권한 위탁 규정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 적용 법률, 처분성, 소송유형과 피고는 개별 사업의 재원·교부구조·협약 및 통보서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별도의 법률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률사무소 화음을 알아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