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자가 경쟁업체에 주식을 팔면 어떻게 하죠?” “투자자의 동의 없이 창업자가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
주주 구성이 중요한 회사라면 주식양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정관으로 제한하는 방법과 주주간 계약·투자계약으로 제한하는 방법은 절차와 효력이 다릅니다. 두 제도를 구분하여 설계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비상장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1. 주식은 자유롭게 양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법은 주식양도의 자유를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정관이나 계약 등에 별도의 제한이 없다면,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팔 때 대표이사나 다른 주주의 허락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도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정관에 회사의 승인 절차를 두는 것과 계약으로 특정 주주에게 양도를 제한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회사에 대한 주식양도의 효력에 영향을 주고, 후자는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 사이의 의무와 책임을 정합니다.
[근거: 상법 제335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법제처
2. 상법상 방법: 정관에 양도승인 제도를 두기
2.1. 정관에 이사회 승인 조항을 둡니다
상법은 정관으로 주식양도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정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조항을 둘 수 있습니다.
정관 조항 예시: “이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을 양도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회사에서는 이사회 대신 주주총회가 승인합니다. 자본금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승인기관이 주주총회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사 수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상법 제335조 제1항, 제383조 제1항·제4항] 법제처
이 제도는 양도 자체를 없애는 제도가 아닙니다. 정관에 “주식은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다”는 식의 전면적인 양도금지 규정을 두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48429 판결] 법제처
2.2. 회사 설립 후 도입하려면 정관 변경과 등기가 필요합니다
2.2.1.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관을 변경합니다
이미 설립된 회사에 양도제한 규정이 없다면 정관부터 변경해야 합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에 정관 변경안의 요령을 기재하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면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찬성을 받아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주주 전원의 동의까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근거: 상법 제433조·제434조] 법제처
2.2.2. 변경등기를 하고, 주권에도 반영합니다
주식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정한 규정은 등기사항입니다. 따라서 정관 변경의 효력발생일부터 본점 소재지에서 2주 이내에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제한하려면 설립 정관에 규정을 두고 설립등기 때 함께 등기합니다.
[근거: 상법 제317조 제2항 제3호의2·제4항, 제183조] 법제처
정관만 고치고 등기를 빠뜨리면, 그 제한을 알지 못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주권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주권에도 양도제한 규정을 기재해야 합니다.
[근거: 상법 제37조, 제356조 제6호의2] 법제처
2.3. 회사가 승인을 거절하면 주주는 어떻게 하나요?
주주는 양도 상대방과 주식의 종류·수를 적은 서면으로 회사에 승인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청구일부터 1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그 기간에 거절 통지가 없으면 승인한 것으로 봅니다.
승인을 거절당한 주주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회사에 다른 양도 상대방을 지정해 달라고 하거나, 회사가 주식을 매수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회사가 양도를 막으면서 투자금 회수의 길까지 무기한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도 이 제도를 도입할 때에는 주식 매수 부담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근거: 상법 제335조의2부터 제335조의6까지] 법제처
2.4. 승인을 받지 않고 양도하면 무조건 무효인가요?
정관상 필요한 승인을 받지 않은 주식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의 주식양도계약 자체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주주 사이의 양도계약 자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회사에 주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와 “매매계약상 의무를 부담하는가”를 구분해야 합니다.
[근거: 상법 제335조 제2항,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법제처
3. 계약상 방법: 주주간 계약·투자계약으로 제한하기
3.1.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정관상 승인제도와 별개로 공동창업자나 투자자 사이에 양도제한 약정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계약으로 설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구조입니다. 다만 각 조항의 유효성은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근거: 민법 제105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법제처
방법 | 계약 설계 예시 |
|---|---|
사전동의권 | 주식을 양도하기 전에 투자자나 다른 주주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
일정 기간 처분제한 | 정한 기간에는 양도를 제한하되, 사전동의나 특정 사유에 따른 예외를 둡니다. |
우선매수권 | 제3자에게 팔기 전에 기존 주주 등이 같은 조건으로 먼저 살 기회를 갖도록 합니다. |
우선협상권 | 제3자와 협상하기 전에 일정 기간 기존 주주 등과 먼저 협상하도록 합니다. |
양수인 제한 | 경쟁업체 등 특정 범주의 상대방에게 양도하지 않도록 합니다. |
동반매도참여권 | 대주주가 매도하려면 투자자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함께 팔 기회를 확보하도록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대주주의 매도를 제한합니다. |
특히 우선매수권과 사전동의권은 서로 다른 권리입니다. 다른 주주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별도의 양도 동의까지 받은 것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도 계약에서 두 절차를 별도로 정한 사안에서 각각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근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 법제처
3.2. 계약으로 정하면 어떤 제한이든 유효한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주식양도를 일부 제한하는 약정이 주주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다면 당사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봅니다.
[근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법제처
3.2.1. 무효로 판단한 사례: 사실상 양도를 봉쇄한 약정
대법원은 회사 설립일부터 5년간 주식양도를 금지한 약정을 무효로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약정에는 주주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등의 예외도 있었지만, 법원은 그러한 요건이 사실상 양도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간을 정했으니 괜찮다”거나 “전원 동의라는 예외가 있으니 유효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근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48429 판결] 법제처
3.2.2. 유효로 판단한 사례: 주주 전원의 동의를 요구한 약정
반면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나머지 출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양도할 수 있다는 약정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주주가 8명으로 적고, 회사 존립기간이 13년으로 정해져 있으며, 사업 수행에 각 주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정 등을 고려했습니다.
두 판결을 함께 보면, 몇 년인지 또는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지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양도 가능성, 투자금 회수 경로, 주주 구성과 사업상 필요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근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 법제처
3.3. 계약을 어기고 팔면 양수인의 주식 취득도 무효가 되나요?
계약상 양도제한은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 사이의 의무, 즉 ‘채권적 효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다른 양도요건을 갖췄다면, 약정을 어겼다는 사정만으로 제3자인 양수인의 주식 취득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도 그 계약 위반만을 이유로 명의개서를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계약에 함께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정관상 양도제한 제도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양수인이 직접 제한 약정을 인수했거나, 해당 매매계약 자체에서 동의 취득을 효력 발생의 조건으로 정했다면 그 계약 내용에 따른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근거: 상법 제335조,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의 계약 해석, 아래 안태준 논문 공개초록] 법제처
4. 실무에서는 정관과 계약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4.1. 제한의 범위뿐 아니라 ‘양도할 수 있는 길’도 정합니다
회사에 대한 효력까지 확보하려는 목적이라면 정관상 승인제도를 검토하고, 창업자·투자자 사이의 구체적인 권리는 계약으로 보완하는 방식이 적합합니다. 계약에 정한 투자자의 동의권과 정관에 정한 회사의 승인은 서로 대신하지 않도록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에는 제한 기간과 대상 행위, 동의 요청 방법과 회신 기한, 우선매수권 행사 기간·가격, 허용되는 예외 양도, 무응답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 양수인에게도 의무를 이어가려면 계약 가입·의무 인수 절차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는 양도 가능성과 회수 경로를 중시하는 판례에 따른 실무상 설계 방향입니다. 법제처
4.2. 위반 시 책임도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양도제한 약정을 위반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손해액의 입증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위약금 조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도가 임박한 단계라면 약정의 유효성과 보전 필요성 등을 전제로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을 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KCI
다만 제재가 강할수록 좋은 것은 아닙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위약벌은 같은 규정을 적용해 감액하지는 않지만, 채권자의 이익에 비해 과도하게 무거우면 공서양속 위반으로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붙인 명칭만으로 둘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근거: 민법 제398조,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법제처
5. 주요 근거 법령·판례·문헌
6.1. 법령
상법 제37조, 제183조, 제317조 제2항 제3호의2·제4항, 제335조부터 제335조의7까지, 제356조 제6호의2, 제383조 제1항·제4항, 제433조·제434조. 민법 제103조·제105조·제398조.
6.2. 판례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48429 판결 — 사실상 전면적인 주식양도금지 약정의 무효.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 양도제한 약정의 유효성 및 승인 없는 양도계약의 효력.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 — 출자자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 약정의 유효성 및 우선매수권과 동의권의 구별.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구별 및 위약벌의 효력 통제.
6.3. 참고문헌
안태준, 「주식양도제한약정의 효력 및 그 약정에 위반한 주식양도행위에 따른 법률관계 —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에 대한 평석을 포함하여」, 『사법』 통권 제64호, 사법발전재단, 2023, 387–432면. 공개초록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