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등록 일반

시민이 함께 지은 ‘부캉이’ 개인이 상표등록할 수 있을까?

시민들이 함께 부른 ‘부캉이’라는 이름도 상표등록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먼저 출원했다고 반드시 등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부캉이가 상품의 출처를 구별하는 브랜드인지, 타인의 표지를 부정한 목적으로 선점한 것인지, 저명한 공익표장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상어 그림이 결합된 상표라면 전체 도안의 식별력도 평가해야 합니다. 현재 공개자료만으로 두 출원이 모두 거절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정확한 도안과 지정상품, 출원 전후의 사용 및 소비자 인식에 관한 증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캉이

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 시민들의 관심을 받은 이 이름이 개인 명의로 상표출원되면서 논란이 생겼습니다. 부산시는 부캉이를 공공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 직접 상표출원을 추진하고, 개인 출원에 대해서도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부르던 이름인데, 먼저 출원한 사람이 독점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민이 함께 지은 이름이라고 무조건 등록이 금지되는 것도 아니고, 먼저 출원했다고 반드시 등록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름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어떤 상품을 대상으로 출원했는지가 중요합니다.

1. 어떤 상표가 출원되었나요?

이 글에서 살펴볼 출원은 다음 두 건입니다. ‘지정상품’은 상표권으로 보호받으려는 상품을 뜻합니다.

출원번호

출원일

주요 지정상품

4020260201875

2026. 9. 25.

제14류 가죽제 열쇠고리 등, 제21류 머그컵 등, 제25류 모자·셔츠 등

4020260201995

2026. 9. 26.

제28류 봉제인형 등

※ 두 건의 출원서와 심사기록 전체를 확인한 최종 의견은 아니며, 법률 검토 기준일은 2026년 10월 3일입니다.

특히 공개 보도에 실린 9월 25일자 출원 도안에는 상어 그림과 ‘BUKANGI’, ‘부캉이’ 문자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부캉이’라는 이름만 등록하려는 경우와는 구분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2. 먼저 출원했다고 무조건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상표법은 원칙적으로 먼저 출원한 사람을 우선합니다. 그러나 이는 등록요건을 갖춘 상표를 전제로 하는 원칙입니다. 상품의 출처를 구별할 수 없거나, 타인의 유명한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선점한 경우에는 먼저 출원했더라도 거절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특허청은 이러한 이유로 제3자가 먼저 출원한 ‘펭수’ 상표를 거절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캉이에서는 무엇을 따져봐야 할까요?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3. 부캉이의 등록 여부를 가르는 세 가지 쟁점

3.1. 특정 업체의 브랜드인가요, 상어를 부르는 이름인가요?

상표의 기본 역할은 다른 업체의 상품과 구별되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식별력’이라고 합니다.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는 이러한 구별 기능이 없는 상표의 등록을 제한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부캉이 인형’을 보고 다음 중 어느 쪽으로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합니다.

“특정 업체가 판매하는 부캉이 브랜드의 인형이구나.”

또는

“부산 북항의 그 상어를 본뜬 인형이구나.”

두 번째 의미로만 널리 사용되어 여러 판매자가 상품을 설명할 때 필요한 이름이라면, 특정 업체의 상표로 독점시키기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참고할 만한 판례가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후2951 판결입니다. 법원은 ‘몬테소리’가 유아교육 분야에서 특정 교육법이나 관련 교재·교구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 해당 교육 관련 서비스에서 특정 업체의 상표로 독점시키기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부캉이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사용된 교육용어와 사정이 다릅니다. 상어의 애칭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상품에서 식별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이름이 어떻게 사용되고,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새 브랜드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등록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3.2. ‘펭수’처럼 다른 사람의 유명세를 가로챈 출원인가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는 특정인의 상품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선점하는 행위를 제한합니다. 대법원도 상표의 인지도, 당사자 관계, 권리를 둘러싼 교섭, 실제 사업 준비 등을 종합하여 부정한 목적을 판단한다고 설명합니다.

‘펭수’ 사건에서는 EBS보다 제3자의 출원이 빨랐지만, 특허청은 타인의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출원한 것으로 보아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부캉이에 같은 결론을 적용하려면 먼저 확인할 사실이 있습니다.

두 출원 당시 ‘부캉이’가 이미 누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나타내고 있었는가입니다. 시민들에게 유명한 상어의 이름이라는 것과, 특정 기관이나 사업자의 브랜드로 알려졌다는 것은 다릅니다.

출원 전에 이미 공공기관이나 사업자가 브랜드로 사용했고 소비자도 그 출처를 인식했다면, 펭수와 비슷한 논리가 가능해집니다. 반면 그러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유명한 이름을 먼저 출원했다”는 이유만으로 제13호를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품을 만들어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 자체가 곧 법에서 말하는 부정한 목적은 아닙니다.

3.3. 부산시의 공공 상징이 되면 개인 출원을 막을 수 있나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3호는 국가·공공단체 등의 비영리 업무나 공익사업을 나타내는 저명한 표장과 동일·유사한 상표의 등록을 제한합니다.

부캉이가 부산시의 공익적 홍보사업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널리 인식된다면 이 조항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산에서 유명한 상어’와 ‘부산시의 공익사업을 나타내는 유명한 표장’은 다릅니다. 명예홍보대사 위촉만으로 요건이 자동 충족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는 판단 시점도 중요합니다. 앞서 본 부정목적 출원은 원칙적으로 출원 당시, 저명한 공익표장 여부는 등록 여부를 결정할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출원 후의 공공사업 활용도 후자의 판단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사후의 발표로 출원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부정목적 출원의 요건이 소급하여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4. 상어 그림이 함께 들어 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4.1. 이름과 그림을 합친 전체 상표를 평가해야 합니다

‘부캉이’라는 문자에 식별력이 부족하더라도, 함께 들어간 그림이 상품의 출처를 구별할 수 있다면 전체 상표는 등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0. 5. 14. 선고 2019후11794 판결에서, 과자 포장의 문자 부분이 원재료 등을 나타내더라도 버터·아몬드·꿀벌을 배치한 구체적인 도안에는 식별력이 있다며 상표등록을 유지했습니다.

이 판례에 비추어 보면, 공개된 부캉이 출원도 상어 그림과 문자 배치를 포함한 전체 구성이 상품을 구별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이름을 누구나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도형결합상표 전체까지 당연히 거절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그림을 추가했다고 부정목적이나 공익표장 관련 거절사유까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4.2. 머그컵과 봉제인형의 판단이 같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머그컵·의류 등에 사용하는 부캉이 표지가 브랜드로 기능하는지, 봉제인형에서는 그 인형이 표현하는 대상의 이름에 그치는지를 각각 살펴야 합니다. 봉제인형이라는 상품에서는 상어의 이름을 설명적으로 사용한다는 논점이 더 직접적일 수 있지만, 인형의 이름이라는 이유만으로 등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같은 출원이라도 일부 상품에만 거절사유가 있다면 해당 상품만 거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출원이 반드시 모두 같은 결과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5. 그렇다면 등록될 가능성이 있나요?

5.1. 현재 자료만으로 ‘당연히 거절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글의 판단은 등록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거절 여부는 구체적인 증거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부캉이’가 상품의 출처를 구별할 수 있고, 특히 식별력 있는 도안이 결합되어 있으며, 타인의 표지나 저명한 공익표장과 충돌하지 않는다면 등록을 허용할 논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부캉이를 특정 업체의 브랜드가 아니라 누구나 사용하는 상어·기념품의 명칭으로만 인식하거나, 부산시의 저명한 공익표장이라는 점이 입증되면 거절 가능성이 커집니다. 출원 당시 특정인의 브랜드라는 인식과 부정한 목적이 확인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두 출원의 도안과 지정상품 전체, 실제 사용자료, 다른 선출원·선등록상표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시민의 반대 여론만으로 등록 여부가 결정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5.2. 공공의 이름과 개별 도안의 보호를 구분해야 합니다

등록에 대응하려면 “시민 모두의 이름”이라는 주장에 더해, 이름의 사용 경위와 소비자 인식, 공공기관의 실제 활용, 출원 전후의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출원인도 도형결합상표의 등록이 ‘부캉이’라는 단어의 모든 사용을 독점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등록된 구성과 각 부분의 식별력,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권리범위를 따져야 합니다.

이 사건이 남기는 질문은 단순히 “누가 먼저 출원했는가”가 아닙니다.

시민이 함께 키운 이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과, 그 이름을 바탕으로 만든 개별 브랜드를 보호하는 것 사이에 어떤 경계를 그을 것인가.

그 경계는 실제 상표와 상품, 소비자 인식, 법적 요건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통해 정해져야 합니다.

6. 참고문헌 및 근거자료

법령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 제34조 제1항 제3호·제13호 및 제2항, 제54조 — 식별력, 공익표장, 부정목적 출원, 판단 시점 및 부분거절의 근거.

판례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후2951 판결 — ‘몬테소리’의 식별력 및 독점 적합성 판단.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후11794 판결 — 문자 부분에 식별력이 부족하더라도 도안의 식별력에 따라 전체 상표가 보호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
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0후11622 판결 — 부정한 목적을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

공식자료 및 사건 경과
특허청, 「상표 선(先)출원주의 100% 활용법」, 2021. 8. 2. — ‘펭수’ 등 제3자 출원 거절 사례.
부산광역시, ‘부캉이’ 상표출원 추진 관련 보도자료, 2026. 10. 2. — 공공 브랜드 활용 및 개인 출원 대응 방침.
뉴시스, 부캉이 개인 상표출원 관련 보도, 2026. 9. 29. 및 보도에 게재된 출원 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