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조건부 주식 - 핵심인재를 잡아두는 방법

1)  핵심 인재가 달성할 성과를 정의하세요.

2) 성과를 달성하면 주식을 얼마나 줄지 정하세요.

3) 이제 계약서를 작성하세요! 핵심 인재가 그 성과를 위해 온몸을 불사를 것입니다.


미국에서 기업 구성원에 대한 보상 제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던 ‘성과조건부 주식’ 제도가 우리나라에서도 2024년 7월 10일부터 정식 도입됩니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이 개정되어 시행되거든요.


1.성과조건부 주식이 무엇인가요?

Harmony이라는 이름의 음악 스타트업이 있다고 해보죠. Harmony는 최고의 작곡가 모차르트를 영입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하모니 사는 아직 모차르트에게 줄 만한 많은 돈이 없습니다. 대신 하모니는 모차르트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현재 하모니의 주가는 한 주당 10,000원이라고 하겠습니다).


①  5년 뒤에, 우리 회사 주식을 한 주에 20,000원씩 2만 주 살 수 있도록 해줄게!

②  네가 작곡한 곡이 유튜브 1위 하면, 우리 회사 주식 2만 주를 줄게!

③  우리 회사 주식 2만 주를 줄게. 단, 네가 작곡한 곡이 유튜브 1위 하기 전까진 아무한테도 팔거나 양도할 수 없어.


위에서 ①번이 스톡옵션, ②번과 ③번이 성과조건부 주식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②는 RSU(Restricted Stock Units: 임직원이 미리 정한 성과를 달성하면 해당 임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해당하고, ③은 RSA(Restricted Stock Awards: 해당 임직원에게 먼저 주식을 주되, 성과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양도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에 해당합니다(벤처기업법 제16조의17부터 19 참조).


②번과 ③번 중 어떤 방식이든 간에 임직원 입장에서는 성과를 달성해야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한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CJ E&M, 크래프톤, 두산, 넥슨, 네이버, 위메프, 두나무 등 수많은 기업에서는 벤처기업법이 개정되기 전부터 이미 미국의 성과조건부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2.스타트업에서 왜 성과조건부 주식을 도입해야 하죠?

핵심 인재를 더 쉽게 붙잡아둘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 고객 확보 이전에 인재 확보입니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능력 있는 직원을 합류시키는 것이 모든 스타트업 대표님의 고민입니다. 좋은 직원을 데려오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돈을 많이 주는 것이죠. 그런데 스타트업은 당장 그렇게 많은 돈을 줄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스타트업은 그래서 ‘스톡옵션’을 통해서 사람들을 유혹했죠. (스톡옵션에 관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그런데 스톡옵션은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2.1. 너무 먼 미래 vs. 생각보다 금방


모차르트: 5년 뒤는 너무 길어! 그리고 5년 뒤에 회사 주가가 지금의 2배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잖아?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지!


스톡옵션을 받기 위한 조건을 달성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죠. 특히 행사 가능성이 자신의 퍼포먼스보다 회사 자체의 성장에 좌우되다 보니, ‘스톡옵션 그거 어차피 못 받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아예 스타트업 업계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죠.


성과조건부 주식은 다릅니다.


모차르트: 유튜브 1위? 나 같은 천재의 실력이라면 당장 다음 달에도 가능하지!


회사의 주가가 아니라, 다른 성과 지표를 달성할 경우에도 주식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현재 편향(Present Bias)이란 것을 가지고 있어서, 현재의 이익과 만족을 미래보다 더 높게 평가하기 마련입니다. 미래의 이익과 만족이라 해도, 더 가까운 미래의 이익을 먼 미래의 이익보다 훨씬 높게 평가합니다. 스톡옵션은 너무 먼 미래의 이익이기 때문에, 그를 위해 열심히 할 동기가 부족하죠. 그에 반해 성과조건부 주식은, 그 내용에 따라 당장 다음 해, 다음 달, 아니 내일이라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훨씬 쉽습니다. (성과조건부 주식이 스톡옵션에 비해 직원의 장기 성과 지향과 장기 재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업의 경우 스톡옵션에 비해 큰 장점이 아닐 거 같아서 여기서는 생략했습니다.)


2.2. 매 시기 보상, 빠른 피드백


베스팅(Vesting)이라는 제도 역시 직원 입장에서 동기 부여가 됩니다. 우리말로는 ‘가득可得 요건’이라고 하는데요,


하모니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합니다.

④ 모차르트! 너에게 우리 회사 주식 2만 주를 줄게. 단, 지금은 아무에게도 팔거나 양도할 수 없어. 네가 우리 회사에서 1년 재직 후, 1년 근무할 때마다 5천 주씩 팔거나 양도할 수 있게 해줄게.


모차르트: 1년에 5,000주? 매년 돈 버는 맛이 있는데! 회사에 4년은 있어야겠다.


미국 스타트업에서 성과조건부 주식을 부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권리가 귀속되기 위한 일정 기간(vesting time)이 지나면 그 기간에 비례하여 제한이 해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직원 입장에서는 빠른 보상, 적당한 시기에 따른 보상을 통한 동기부여가 있고, 회사에 오래 있을 이유가 생깁니다. 단, 벤처기업법은 성과조건부 주식 교부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최소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해야 주식을 취득하거나 양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 유의하셔야 합니다.


2.3. 주가가 하락해도 위험성이 덜함


또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 직원의 입장에서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5년 뒤, 하모니의 주가는 15,000원이 되었습니다. 모차르트는 유튜브 1위를 달성했고요.

① 5년 뒤에, 우리 회사 주식을 한 주에 20,000원씩 2만 주 살 수 있도록 해줄게!

⇨ 불쌍한 모차르트는 하모니의 주식을 한 주도 살 생각이 없습니다.

② 네가 작곡한 곡이 유튜브 1위 하면, 우리 회사 주식 2만 주를 줄게!

⇨ 모차르트는 그래도 3억 원을 받네요!

③ 우리 회사 주식 2만 주를 줄게. 단, 네가 작곡한 곡이 유튜브 1위 하기 전까진 아무한테도 팔거나 양도할 수 없어.

⇨ 2번과 같이, 모차르트는 3억 원을 받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가능 주가에 비해 주가가 하락하면, 직원 입장에서 스톡옵션은 아예 행사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직원이 얻는 이익이 0이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성과조건부 주식을 받는 경우, 주가가 하락해도 주식은 받기 때문에, 이익이 0이 되지는 않습니다. 직원 입장에서 스톡옵션에 비해 성과조건부 주식이 훨씬 가치 있고, 따라서 스타트업에 더 오래 남을 유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큰 이익이 있습니다.


2.3.1. 주인의식 있는 직원 – 이게 가능하다고?

성과조건부 주식을 통해 직원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직원이 진짜 회사의 주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성과조건부 주식에 따라 직원에게 주식 자체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위의 사례에서, ③ RSA의 경우). 이 경우 직원이 주주가 되어, 직접 회사의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고,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기 일처럼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실제로 자기 일이니 말이죠.


2.3.2. 이익이 없어도 핵심 인재는 지킨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가 이익이 없어도 성과조건부 주식을 직원에게 교부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있기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스톡옵션이든 성과조건부 주식이든, 회사가 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자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겠죠. 그런데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상법상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스톡옵션의 경우, 회사가 자기 주식을 취득하려면 회사에 배당 가능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성과조건부 주식은 회사가 이익을 내지 못해도 직원에게 주식을 교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스타트업을 배려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성과조건부 주식 취득가액의 총액은 직전 결산기의 대차대조표상의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을 뺀 금액을 초과하지는 못합니다(벤처기업법 제16조의18 제1항 단서조항)).

이러한 것을 모두 고려했을 때, 성과조건부 주식을 주는 회사와, 스톡옵션을 주는 회사가 있다면, 직원 입장에서는 어디를 더 선호할까요? 성과조건부 주식을 주는 회사로 가고 싶어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대표님의 회사가 성과조건부 주식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성과조건부 주식이 세금에는 유리한가요?

아쉽게도 아직 아닙니다. 세금에 있어서는 현재로서는 스톡옵션이 더 유리합니다. 스톡옵션으로 얻은 이익은 최대 2억 원까지 비과세되고,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분할해 납부할 수 있습니다. 성과조건부 주식의 세제 혜택에 대해서는 아직 정부가 미온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벤처 업계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꾸준히 세제 혜택을 요구하고 있으니, 다음 해에는 세금 혜택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성과조건부 주식 지급을 위한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절차는 스톡옵션과 같습니다.

①  정관에 성과조건부 주식 관련 규정 넣기 => ② 성과조건부 주식 관련 규정 등기하기 => ③ 해당 임직원과 계약 내용 합의하기 => ④ 주주총회에서 계약 승인 받기(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 ⑤ 해당 임직원과 회사 간의 계약서 작성


5.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죠?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꼭 잡고 싶은 핵심 인재와 함께 계약 내용을 협의하시면 됩니다. 나머지 절차는 법률사무소 화음이 원스톱으로 처리해 드립니다! 당장 경영상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하기에도 벅찬데, 법적인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모차르트를 경쟁자에게 뺏기지 마세요!


글: 최전서 변호사

감수: 정재권 변호사


법률사무소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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